본문 바로가기
여행은 즐거워/국내 여행

[순천 여행]승보사찰 송광사에서의 템플스테이

by 야옹이는 냐옹냐옹 2024. 9. 6.
반응형

3박4일 담양, 순천, 하동 여행기(24.8.23 ~ 26)

담양 : 조아당 - 베비에르 -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 담양애꽃 - 죽녹원 - 뚝방국수
하동 : 최참판댁 - 쌍계사 템플스테이 - 더로드101 - 전라도식당 - 밤톨 - 파이나무
순천 : 웃장 제일식당  낙안읍성 - 송광사 템플스테이 - 청수정 - 화월당 

 

불교에는 3보가 있다고 하는데요. 법보, 불보, 승보입니다.

그 중에 송광사는 해인사(법보사찰), 통도사(불보사찰)에 더불어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하나인 승보사찰입니다.

 

송광사는 매우 유서깊은 절로 큰 스님을 많이 배출한 사찰이라고 하네요.

템플스테이 비용은 인당 8만원 이었고, 쌍계사보다 전반적으로 템플스테이 경험면에서 매우 만족한 사찰이었어요.

>> 쌍계사 템플스테이 후기를 보고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s://missrich.tistory.com/266

 

 

쌍계사와 비교했을 때 쌍계사는 불교에 대한 기본 지식과 믿음이 있는 불자들이 수행을 체험하러 오기에 좋은 곳이었어요. 

직접 법고의식 종도 쳐볼 수 있었고, 좀 더 자유로운 환경이었습니다.

 

송광사는 불교를 잘 모르는 대중들도 쉽게 불교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체험이었습니다.

전반적인 프로세스는 쌍계사와 동일했어요. 입소해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법고의식 후 저녁예불 드리고 저녁 공양하고 

다음날 새벽예불과 아침과 점심공양 스케줄은 모두 같았는데 다른 점은 스님과의 차담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사찰에서 친구랑 한 컷

 

먼저 입소해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스님이 직접 송광사 곳곳을 소개시켜 주셨어요!

송광사의 역사 그리고 고려시대 흥하던 불교 문화가 조선시대 유교로 국가 종교가 바뀌면서 억압받던 이야기까지 재밌게 역사 이야기도 함께 풀어주시면서 송광사 곳곳을 설명해주셔서 지식이 없으면 그냥 사찰로 보였을 절이 새롭게 보이고 재미었습니다.

 

뜨거운 여름에 1시간 반 넘게 열정적으로 이야기 하시던 스님 체력이 정말 좋으셨어요.

심지어 뷰가 좋은 곳에서는 직접 사진도 찍어주셨답니다!

 

송광사 숙소뷰...

 

숙소도 너무 좋았어요!! 수건과 세안용품이 없는 것은 쌍계사와 동일했지만 초록초록 숲뷰에 시원한 에어컨도 있고 드라이기도 있었어요.

둘이 쓰기엔 방도 꽤 넓었고 쌍계사 매트는 되게 얇아서 바닥에 등이 좀 배겼었는데, 여기 매트는 되게 푹신해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어요. 

그래도 숙소에서 본인이 발생한 쓰레기는 직접 치우고 잠자리 이불 등도 사용 후 빨래바구니에 넣어놔야 하는 규칙은 동일했답니다.

 

송광사에서의 저녁 공양

 

송광사를 둘러보고 숙소를 구경하고 나니 어느새 저녁공양 시간이 됐어요.

저녁공양도 묵언 수행으로 이루어져요. 그릇에 본인이 먹을만큼의 식사를 퍼서 식사하시면 됩니다.

 

쌍계사에서 먹은 점심 밥보다 훨씬 반찬 구성이 좋았어요.

야채튀김, 들깨 오이 무침, 가지무침, 김치, 알감자조림, 버섯볶음 등 반찬이 꽤 많았어요.

국에는 건더기도 꽤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친구랑 세끼다 먹어도 힘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스님들은 이 곳에서 매일 식사를 하는 것일텐데... 쌍계사 밥상은 스님들이 매일 드시기에는 부실한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송광사 밥은 구성이 좋고 단백질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송광사 법고의식

 

저녁공양 후 숙소로 돌아와서 조금 쉬다가 법고의식 및 저녁예불을 드리러 나왔어요.

쌍계사에서는 법고의식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는데, 송광사는 법고의식이 마치 공연같이 멋있었어요.

여러 스님 분들이 돌아가면서 북을 멋드러지게 치셨답니다. 

법고의식에 대해서도 스님께서 설명해주셨는데 북이 소가죽이라고 하셨던 거 같아요.

마치 공연관람하듯이 얼빠져서 구경했네요.

열정적으로 북을 치시는 모습이 아주 인상깊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법고의식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길 정도였어요.

 

북으로 세상 만물을 깨운 다음 종을 치시는데 28번을 치신다고 해요.

왜 28번 치시는 지 알려주셨는데 이놈의 기억력은 증발을 해버렸네요... 하핫

 

종을 처음으로 댕~~~ 치시는데 솔직히 조금 울컥했어요.

종 소리에 울림이 있어요. 왜 울컥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감동적인 소리에요.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듯한 소리였어요. 

제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약한 마음까지 종소리가 닿는 느낌이라 울컥한 거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괜히 눈물이 많아져서 큰일이네요 허허)

 

법고의식을 마친 후에 바로 불당으로 들어가 저녁예불을 드렸어요.

친절하게 템플스테이 하는 분들을 위해 스님들이 외우는 법문을 프린트해서 주세요.

그걸 따라 읽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예불을 드리는 말소리가 리듬감이 있고... 또 일반 대중이 보기엔 외계어와 비슷해서.... 따라하기도 쉽지않고 따라한다고 해도 문장 순서를 놓치기 일쑤에요.

특히 계속해서 부처님께 절을 드리면서 예불을 외워야 하는데 처음 하시는 분들은 그냥 어버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 그리고 부처님을 처음 만나 뵐때는 세번 절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세번 절한 후에 합장을 하고 반절을 하시면 됩니다.

또 사찰을 돌아다니다가 스님을 마주치면 마찬가지로 합장을 하고 반절을 하심 되요!

흠칫해서 스님을 피해가지말고 합장하고 반절 합시다.

 

송광사 관음전

 

저녁예불을 마친 후에는 송광사 이곳 저곳을 다시 산책을 하고 돌아왔어요.

송광사 곳곳에 불자들의 소원들이 적혀있었습니다.

종교를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희망과 터전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정말 사회의 긍정적인 면인거 같아요.

 

송광사 아침식사

 

해가 떨어지면 사찰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일찍 씻고 잠을 청했어요.

그리고 아침공양을 위해 알람을 맞춰놓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아침 공양을 하러 갔어요.(새벽예불은 4시라... 할 수 없어요....)

아침에는 두부구이, 김부각, 죽, 밥, 오이와 당근, 김치, 쌈장, 두부 된장국이 나왔어요.

국에 건더기가 많아서 살짝만 펐는데도 순두부와 두부가 한 가득 들어와버렸네요.

그리고 처음에 죽이 있는지 모르고 밥을 펐는데 죽이 진짜 맛있었어요. 다들 송광사에서 아침공양하신다면 꼭 죽드세요...!

 

김부각도 바삿하니 맛있고 두부구이도 오동통하니 맛있었어요. 아침이라 초파리가 많은게 좀 거슬리긴 했지만 그래도 냠냠 아침도 맛있게 먹었답니다.

 

송광사 스님과의 차담

 

아침공양을 마친 후 7시 반부터 스님과의 차담이 진행됐어요.

어제 송광사 곳곳을 소개시켜주신 스님께서 차담을 이어가주셨는데 정말 한명한명 정성스럽게 상담해주셨어요.

총 9명이 차담을 신청했는데 한 사람당 20~30분 정도씩 해주셨어요!

근데 되게 신기한게 20대는 모두 직장고민, 30대는 결혼 고민, 40대는 자녀고민, 50대는 이혼 고민을 하는 게 재밌었어요.

연령대별로 고민하는 방향이 모두 같은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틀에 박힌 한국사회가 만들어 낸 일관된 행동양상이 아닌가도 싶고요? ㅎㅎㅎ

 

그리고 스님께서 제가 불면증이 조금 있다고 하니까 자애관 기도문을 주시고 하루 세번, 아침, 점심, 저녁에 기도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기도문의 골자는 내 주위의 모든 존재를 축복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기도에요.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은 결국 나를 해하는 마음과 같기 때문에 내 마음이 평안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축복해주고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이 결국 나의 마음 속 얼룩 소를 깨끗하게 닦는 행위라고 말씀하셨어요.

 

스님과의 차담 그리고 좋은 말씀들을 듣다보니 힐링되고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템플스테이였습니다.

속세가 너무 힘들고 내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떄 한번씩 혼자 와서 마음을 다잡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템플스테이였어요.

 

그리고 유튜브 송광사TV 채널에서 매일 새벽예불과 좋은 말씀을 업로드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새벽예불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한번 가져볼까 싶어요. 

전 무교긴 하지만 불교의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저는 스님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수행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하는 수행은 스님들이 매일 하는 고행에 비해 너무나 작은 것이겠지만 매일 새벽예불을 누군가 하면서 수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저도 수행을 해야한다는 다짐을 계속해서 다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마치 스터디윗미같은 느낌이랄까요)

 

여러분들도 마음이 힘들거나 고민이 있거나 나를 다잡고 싶을 때 가까운 절로 템플스테이를 떠나보시길 추천드릴게요.

 

 

 

반응형